콘솔 게임 기기 분야 양대 산맥인 '엑스박스(Xbox)'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플레이스테이션(PS)'의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가 올해에도 구조 조정을 이어간다. 2023년 초부터 이어져온 불경기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CNBC와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MS는 올 초 회사 전반에 걸쳐 감원을 진행했다.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보안과 디바이스, 세일즈, 게임 사업 등이 감원 대상 부서에 포함됐다.
MS는 2023년 1월에도 전사적 감원을 단행, 주요 게임 자회사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등에서 상당한 인력을 감축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계약을 마무리한 직후인 2024년 1월에도 게임 사업 전체 직원 2만2000여 명 중 약 1900명을 해고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연초에 게임 사업부에 감원 조치를 취한 셈이다.
소니IE는 대중에 공개하지 않은 미공개 신작 2종의 개발을 취소했다. 블룸버그의 지난 16일 보도에 따르면 소니IE는 자회사 밴드 스튜디오, 블루포인트 게임즈가 개발하던 신작 각 1종을 중단했다. 여기에는 대표 IP '갓 오브 워' 기반 라이브 서비스 게임(온라인 게임) 신작이 포함됐다.
신작 취소 조치에 따른 인력 감축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소니IE 측은 "밴드 스튜디오와 블루포인트 게임즈는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의 구성원이자 훌륭한 팀"이라며 "두 개발사와 긴밀히 협력, 비즈니스적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다음 프로젝트를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게임계는 2022년부터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로 인한 수혜의 종료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범세계적 경제 위기, 대형 인기작들의 잇단 실패로 게임계에선 꾸준히 감원의 칼바람이 불었다.
영미권 게임 감원 뉴스 종합 플랫폼 '게임 산업 해고(Game Industry Layoffs)'에 따르면 2022년 세계적으로 약 8500명의 게임업계인이 회사를 나왔다. 이 숫자는 2023년 약 1만500명, 지난해 약 1만45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양대 콘솔 기업들 또한 연이은 신작 흥행 좌절로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몇 해 동안 Xbox 독점작으로 출시된 '스타필드'나 '레드폴', '펜티먼트' 등은 대부분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콜 오브 듀티' 시리즈나 '오버워치 2', '디아블로 4' 등도 기대 이하라는 평을 면치 못했다.
소니IE의 경우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헬 다이버스 2', '아스트로봇' 등이 연이어 흥행했으나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강화'란 비전을 위해 준비했던 야심작 '콘코드'가 스팀 최다 동시 접속 697명에 그치는 등 기록적인 실패를 거둬 다소 빛이 바랬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PS5 프로'는 판매가 699.99달러(111만8000원)로 역대 최초 100만원을 넘는 가격이 책정돼 국내외에서 '게임 인플레'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