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GGG)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배급을 맡은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PoE) 2'가 오는 12월 7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작 대비 한층 강화된 액션성으로 원작 팬을 넘어 일반 게이머들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PoE 2 출시를 약 1주 앞둔 11월 29일, 서울 성수 소재 보테가마지오에서 'PoE 2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카카오게임즈의 한상우 대표, 김상구 사업본부장 등과 더불어 조나단 로저스 GGG 'PoE 2' 총괄 디렉터 등이 게임을 소개하고 국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간담회 환영사를 맡은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카카오게임즈는 2019년부터 GGG와 협력하며 운영 역량을 키워왔으며 이는 이후 당사가 해외 게임사들과 협업을 이거나는 데 주요한 발판이 됐다"며 "핵 앤 슬래시 장르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PoE2까지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핵 앤 슬래시는 직역하면 '자르고 베기'다. 비디오 게임 분야에선 흔히 쿼터뷰 시점에 다수의 적을 손쉽게 해치우는 것을 핵심 콘텐츠로 하는 액션 RPG를 일컫는다. 장르의 대표작으로는 국민 액션 RPG로 꼽히는 '디아블로' 시리즈가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PoE 2의 장르명으로 '핵 앤 슬래시'를 넘어선 '액션 슬래시'를 제시했다. 전작에 비해 매우 강화된 액션성을 갖췄다는 의미다.
조나단 로저스 PoE 2 총괄 디렉터는 현장에서 '워리어'와 '머시너리', '몽크' 세 직업을 실제로 플레이하며 게임을 소개했다. 고 퀄리티 스킬 연출과 매끄러운 그래픽은 물론 새로운 회피 기능 '구르기'가 더해져 역동적인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로저스 총괄 디렉터는 "구르기는 PoE 2의 핵심적인 변경점이라 할 수 있으며, 보스 디자인 역시 이러한 변경점을 토대로 원작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이뤄졌다"며 "이용자가 장착한 아이템에 따라 구르기의 속도, 거리 등은 물론 구르기 자체가 점멸(순간 이동)으로 바뀌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PoE 2에 새로 추가된 '머시너리'는 기관총·샷건·수류탄 등으로 공격하는 일종의 슈팅 게임형 캐릭터다. 이와 같이 '검과 마법'으로 대표되는 판타지 테마에서 탈피해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는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오는 12월 7일 출시 버전은 정식 버전이 아닌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이다. 캠페인 플레이 기준으로 약 25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가지며 약 50종의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다. 캠페인 이후 즐길 수 있는 '엔드 콘텐츠'로는 외부 차원에서 쏟아져나오는 악마들을 상대하는 '브리치' 등 기믹을 7종 선보일 예정이다.
로저스 디렉터는 "정식 출시 시점에는 보스 몬스터 약 100종을 선보일 예정이며 캠페인 분량 또한 얼리 액세스 버전 대비 2배 분량을 준비 중"이라며 "이용자들의 레벨이나 숙련도가 초창기와는 다를 것인 만큼 플레이 타임은 10~15시간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oE는 글로벌 버전 기준 2013년 10월 출시됐으며 카카오게임즈는 2019년 6월부터 한국 서비스를 선보였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본부장은 "PoE 2는 최소 PoE 만큼의 이용자 지표를 보일 것으로 본다"며 "기존에 PoE를 플레이하지 않았던 보다 대중적인 게이머들도 플레이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현지 게이머들을 위한 한국어 더빙 음성이 제공된다. 김상구 본부장은 "PoE 서비스를 하며 가장 아쉬웠던 점이 음성 더빙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게임 속에 수많은 음성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을 위해 게임업계에 이름난 A급 성우들을 대거 섭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2월 6일부터 8일까지 게이머 위한 온라인 행사 △카카오 PC방에서 얼리 액세스 버전 무료 플레이 제공 △PoE 전문 인플루언서와 연계 마케팅 △PoE 원작 토대로 발빠른 현지 번역 △한국 이용자를 위한 전용 굿즈 제작 △다나와, 벤큐 등과 게이밍 기어 협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PoE 2는 PC와 더불어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X 등 콘솔 기기로도 플레이할 수 있으며 기기 간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콘솔 버전 배급에는 참여하지 않으나 현지화 등에 참여한다.
원작 PoE는 출시 후 약 3개월 단위로 새로운 시즌 업데이트를 적용, 지금까지 총 44개의 시즌을 선보였다. PoE 2 역시 원작과 마찬가지로 3개월 주기로 시즌 업데이트가 적용될 전망이다.
김상구 본부장은 업데이트 주기에 관한 질문에 "기존 운영 경험을 토대로 봤을 때 이용자들이 1개월 반 정도가 지나면 시즌 업데이트 내용을 대부분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PoE와 PoE 2가 동시에 시즌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아닌, 1개월 반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교차적으로 적용된다면 게이머를 PoE 시리즈 전체의 팬으로 락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PoE는 앞서 언급했듯 '디아블로' 시리즈와 장르적으로 유사한 만큼, 두 게임은 대표적인 경쟁작으로 꼽힌다. 이에 관해 최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로드 퍼거슨 디아블로 4 총괄 매니저는 "액션RPG의 틀 안에서 '디아블로 라이크'라는 장르명을 보편화해야할 듯 하다"고 발언했다.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조나단 로저스 디렉터는 "디아블로는 확실히 대단한 게임이고, 그 게임이 있었기에 PoE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는 그 게임을 여전히 존중하며 지속적으로 플레이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디아블로 외에도 국내 출시 과정에서 경쟁작이 될 만한 게임에 대한 질문에 로저스 디렉터는 스마일게이트의 쿼터뷰 MMORPG '로스트아크'를 지목했다. 그는 "한국에서 흥행한 액션 RPG가 해외에서 100만명 이상의 동시 접속을 기록하며 흥행한 것에 놀라움을 느꼈다"며 "PoE 2는 역으로 해외 게임으로서 한국 시장에서 흥행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