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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가 보모야? 게임업계는 방치형 '~키우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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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가 보모야? 게임업계는 방치형 '~키우기' 열풍

中 게임 '버섯커 키우기' 흥행에 방치형 인기
넷마블 '세나키'도 적은 제작비용 대비 대흥행
국내 주요 게임사, 앞다퉈 '~키우기' 게임 제작

이상훈 기자

기사입력 : 2024-08-08 16:20

넷마블이 자사 인기 IP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해 만든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다. 사진=넷마블
넷마블이 자사 인기 IP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해 만든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다. 사진=넷마블
게임업계가 방치형 게임 사랑에 빠졌다. 중국산 양산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의 성공 이후 넷마블이 자사 인기 IP '세븐나이츠 키우기(세나키)'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너도 나도 앞다퉈 '~키우기' 류를 내놓고 있다.

이 방치형 게임은 정확하게 정의되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조작 없이도 상당 부분 자동 전투가 되고, 자동 재화 수집이 되는 게임을 말한다. 영미권에서는 이 같은 장르를 보통 '아이들 게임(Idle games)'이라 부른다.

대표 게임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그래픽이 단순하며 모바일에 최적화돼 있다. 트리플A급 게임이라 말하는 엔씨소프트의 '쓰론앤리버티(TL)'나 넥슨의 '프라시아 전기' 같은 MMORPG 장르에 비해 개발 기간, 개발 인력, 개발 비용 등에서 압도적으로 적게 든다. 때문에 얼마간 흥행에 성공하기만 하면 대부분 수익으로 직결되는 이른바 '가성비' 장르이기도 하다.

게임사들이 모두 대작을 만들 필요는 없고 또 그럴 수도 없다. 장르의 다양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이 방치형 게임의 인기에 편승에 모두 비슷한 게임에 올인하는 듯한 분위기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그랑사가 키우기'는 '그랑사가' IP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이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그랑사가 키우기'는 '그랑사가' IP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이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파이드픽셀즈에서 개발한 방치형 게임 '그랑사가 키우기: 나이츠x나이츠'를 출시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5월 30일 출시돼 7월 12일까지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17일 글로벌 출시된 컴투스홀딩스의 방치형 게임인 '소울스트라이크'도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큰 비용 안 들이고 자사 흥행 IP를 활용해 만든 방치형 게임이 생각 이상으로 매출이 발생하자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넷마블은 하반기 인기 만화 ‘일곱개의대죄’ IP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 '일곱개의대죄키우기'를 출시한다. 위메이드커넥트는 엔티게임즈가 개발 중인 '팔라딘키우기'와 지부스트의 '용녀와 모험대행단: 전지적 용녀 시점 방치형 키우기' 등 게임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리니지'의 엔씨소프트도 리니지 IP를 활용해 가칭 '리니지 키우기'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국 블레이드 키우기'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수준급 그래픽을 내세우고 있지만 메인 이미지는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다. 양산형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사진=하이브IM
'삼국 블레이드 키우기'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수준급 그래픽을 내세우고 있지만 메인 이미지는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다. 양산형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사진=하이브IM


하이브IM도 액션스퀘어와 협업해 지난 2017년 출시된 '삼국 블레이드' IP의 방치형 게임 버전 '삼국 블레이드 키우기'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곱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한때 돈이 된다고 해서 MMORPG에 올인하듯 움직이던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이제는 돈이 되는 모바일 수집형 RPG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고, 이어 방치형 '~키우기' 류에 편승하고 있다.

비슷한 게임이 많아지면서 중국산 양산형 게임과의 변별력이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중국산 게임이 한 발 앞서 유행을 리드하는 느낌마저 든다. 지금은 돈이 되는 유사 장르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기획이 포함된 게임을 출시해야 할 시점이다.


이상훈 글로벌게이머즈 기자 sangho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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