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즈가 '블루 아카이브'에 이어 '퍼스트 디센던트'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 중이다. 특히 퍼스트 디센던트는 매출의 대부분이 아시아권에서 발생하는 국산 게임들과 달리 취약했던 서구권에서 매출과 콘솔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장기 흥행의 청신호가 켜졌다.
상상인증권은 1일 기업분석 리포트를 발간하며 넥슨게임즈의 목표주가를 3만6000원으로 상향했다. 넥슨게임즈의 1일 종가는 2만8800원. 넥슨게임즈의 호실적에 힘입어 1일 하루 동안에만 무려 21%나 올랐다. 그러나 상상인증권은 21% 오른 현재 주가보다 25%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셈이다.
그러나 넥슨게임즈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이 마저도 저렴하게 느껴진다. 먼저, 퍼스트 디센던트 출시 후의 성과를 짚어보자. 7월 2일 출시 하루 만에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22만명 돌파, 최다 플레이 게임 5위, 글로벌 최다 매출 게임 1위를 기록했다.
출시 6일차인 7월 8일에는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26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출시 7일차에는 캐릭터 생성 1000만회를 돌파하고 스팀 주간 매출 글로벌 전체 1위를 기록했다.
게임에 대한 평가도 7월 11일 적용된 업데이트 패치(핫픽스 1.0.2)가 이용자들이 요청한 개선 사항 대부분을 발 빠르게 반영 국내외 이용자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출시 1개월을 앞둔 7월 31일에는 퍼스트 디센던트 1.0.5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신규 계승자 '루나'와 얼티밋 장비를 착용한 고성능 '얼티밋 밸비' 출시 △신규 계승자 전용 '모듈' 및 신규 궁극 무기 핸드 캐논 '평화 중재자' 업데이트 △빙결 공격이 특징인 신규 보스 '글러트니' 추가 등 다양한 신규 콘텐츠가 더해졌다.
업데이트가 적용되자 스팀 플랫폼에서 10만명 내외였던 동시접속자 수가 12만명 수준으로 대폭 상승했다. 매출 역시 글로벌 1위를 다시 기록했음은 물론이다.
이 같은 수치적인 성과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내 게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콘솔 시장과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서구권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펍지(PUBG)의 배틀그라운드 이후 최고의 실적이다.
상상인증권은 △예상보다 견조한 매출 순위와 동시접속자 수 △이로 인해 하향안정화가 예상보다 느리다는 점 △유저 피드백 대응이 우수해 호평이 증가하고 있는 점 △얼티밋 밸비, 루나 출시 후 다시 매출 1위를 탈환했을 정도로 높은 유저 충성도 등을 이유로 일 평균 매출액을 기존 22억원에서 25억원으로 상향했다.
상상인증권은 또 "퍼스트 디센던트는 초기 100억원을 상회하는 총매출을 기록, 7/31 현재까지 견조하게 매출 발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PUBG 이후 국내 콘솔/PC 최대 성과로, 퍼스트 디센던트는 롱런 IP로 가는 길로 향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넥슨 창사이래 최초의 글로벌(서구권 포함한) 히트다. 퍼블리셔인 넥슨도 첫 대규모 서구권 히트작인 퍼스트 디센던트에 대한 투자(마케팅 등)를 아낌없이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극찬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후 약 1개월 동안 미국과 일본에서 스팀 매출 순위 1위를 유지했다. 이것은 그간 글로벌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에 출시되고, 중국에서 인기를 끌어야 한다는 기존의 공식을 벗어난 성과다.
미형의 캐릭터가 돋보이고 높은 수준의 그래픽이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퍼스트 디센던트는 루트슈터 장르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화려한 액션으로 재미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이렇다 할 대작급 신작이 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퍼스트 디센던트의 출시는 장르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여기에 '데스티니2', '워프레임' 등 콘솔 중심의 기존 루트슈터 히트작과 달리 퍼스트 디센던트는 콘솔과 PC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데다 무료(인앱 결제 지원) 게임으로 접근성까지 우수하다.
상상인증권 최승호 애널리스트는 "(퍼스트 디센던트의) 동시접속자도 현재 워프레임/데스티니2 수준의 5만명까지 내려와도 매출은 견조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퍼스트 디센던트는 RPG 장르로서 유저 당 평균매출(ARPU)가 높기 때문에 동시접속자 수가 지금의 절반 정도로 떨어져도 연간 총매출이 2~3000억원 수준은 문제 없다"고 분석했다.
주지하다시피 넥슨게임즈는 모바일 수집형 RPG 블루 아카이브를 3년 반 이상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뤄질 때마다 매출 1위를 찍고 있고 일본에서의 대성공에 뒤이어 국내와 중국에서도 꾸준히 매출이 이어지고 있다. 또 서비스 19년차의 장수 게임 '서든어택'도 여전히 캐시카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여기에 퍼스트 디센던트 이후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모바일 게임이 내년 4분기에 출시될 예상이다. 워낙 중국에서 대흥행을 한 던파 IP를 바탕으로 만드는 만큼 신작의 흥행도 '따 놓은 당상'이라는 인상이다.
하지만 당장 퍼스트 디센던트가 장기 흥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출이 탄탄하니 주가가 즉각 반응했다. 여전히 넥슨게임즈의 주가가 낮아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