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과 2018년은 PC게임 이용자들에게 '그래픽 카드 대란'이 일었던 해로 기억된다. 암호화폐 채굴로 인한 수요 증가에 국산 히트작 '펍지: 배틀그라운드' 유행이 겹쳐 국내 커뮤니티에선 '배그 권장 사양 그래픽카드 싸게 구하는 법'을 묻는 게시물이 줄지어 올라왔다.
배그 개발사 크래프톤이 7년 후에 내놓는 또 다른 신작 '인조이'는 장르와 플레이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배그가 그랬듯 '권장 사양 그래픽 카드'를 찾는 게이머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기대작이다.
'인조이'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단계부터 눈길을 끈다. 다양한 체형과 연령대, 패션은 물론 미간과 볼 크기, 메이크업 여부까지 정할 수 있는 디테일이 눈에 띈다. 얼리 액세스 버전 기준 여기에 의상과 반지, 목걸이, 귀고리 등 액세서리까지 원하는 대로 제작하는 기능이 탑재될 전망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완성도는 매우 높다. 좁지 않은 도시에 약 100명의 '조이'들이 탑재돼 시뮬레이션이 꾸준히 돌아감에도 별다른 막힘이나 버그는 찾기 어려웠다. 도시 곳곳의 구현도가 매우 높고 '길 찾기' 알고리즘 또한 깔끔하게 구현돼 쾌적한 이용이 가능하다.
인생 시뮬레이션에 걸맞게 친교와 연애, 결혼과 육아, 일상과 직업 활동을 대부분 구현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대뜸 무례한 질문을 하는 기능, 자유분방한 성격을 반영해 자판기 밑에서 동전을 찾아보려는 욕구가 생기는 캐릭터 등 '일상 속의 비일상'적 행동들도 충실히 구현됐다.
[프리뷰] 인조이, '당신이 그래픽 카드를 새로 사야 할 이유'
이미지 확대보기최대 30배속까지 플레이 시간 가속,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까지 멀리서 보는 줌아웃 기능 등을 제공한다. 사진=이원용 기자
베타 버전 기준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수면 시간' 등 버려지는 이용 시간 문제는 최대 30배까지 게임 진행 속도를 늘리는 배속 기능으로 보완했다. 가까이 혹은 멀리에서 도시를 보는 줌인, 줌아웃 기능 또한 굉장히 넓은 범위로 지원한다. 이렇다보니 시뮬레이션 게임이 진행되는 것을 별다른 조작 없이 보기만 해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인조이의 주인공은 도시 속 캐릭터 조이가 아닌, 이들을 한 차원 위에서 조정하는 가상의 회사 'AR 컴퍼니'의 직원이란 설정이다. 이러한 설정에 맞게 조이들의 기분 상태나 도시의 외견, 새로운 가족을 도시에 배치하는 것 등을 편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다수 NPC의 상태를 조정해 '만인의 연인'이 되거나 반대로 눈에 띌 때마다 시비를 걸리는 '만인의 적'이 되는 것도 얼마든 가능하다.
게임 언어 설정 중, 각 언어의 구현도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도 눈에 띄었다. 개발진은 얼리 액세스를 통해 게임을 '이용자들과 함께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바 있는데,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미완성 지점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서 이러한 '함께 완성하는 게임'이란 점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전반적으로 인조이는 출시 전부터 비교됐던 '심즈' 등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를 적절히 구현했다. 한국 개발사답게 '도원'이라는 가공의 도시에 구현한 한국적인 정취,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 내 최고 수준의 그래픽·시뮬레이션적 완성도를 더한 만큼 '인기가 검증된 대작'이란 느낌이 든다.
고품질 그래픽을 배경으로 해 수많은 NPC를 투입한 게임이다보니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를 쓰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개발진에서 준비 중인 AI 기반 스마트 캐릭터 기능 'CPC'를 이용할 경우 AI를 위해 추가적인 연산이 필요할 것인 만큼 보이는 것 이상으로 높은 성능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