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올해 국내외 게임 시장에 2000억원대 투자에 나선다. 대표작 '펍지: 배틀그라운드'를 잇는 차세대 대형 IP 발굴이라는 회사의 숙원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최근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를 통해 2025년의 슬로건 '크래프톤의 미래 5년, 프랜차이즈 IP'란 주제로 발표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 익스트랙션 슈터 '다크앤다커 모바일', 해양 생존 게임 '서브노티카2' 등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창한 대표는 "펍지: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를 잇는 새로운 빅 프렌차이즈 IP를 확보, 계단식 성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크래프톤은 국내외에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란 이름의 독립 개발 자회사를 총 14곳 운영하고 있다. 김창한 대표는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IP 확보를 위해 자체 제작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신작 개발과 인재 확보, 개발 역량 전문화를 통해 확장성 높은 프랜차이즈 IP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체 개발 외 퍼블리싱 사업 또한 확대한다. 단순한 퍼블리싱 계약은 물론 라이선싱 계약, 지분 투자가 결합된 '세컨드파티 퍼블리싱'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파트너들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크리에이티브 발굴, 제작, 사업화 등 모든 측면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경쟁력 높은 IP의 흥행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의 목표 '프랜차이즈 IP'는 2024년 제시한 '크리에이티브 확장(Scale-up the Creative)'과 무관하지 않다. 김창한 대표는 지난해 1월 라이브 토크에서 크리에이티브 확장을 통한 '계단식 성장'을 언급했는데, 올해에도 계단식 성장을 회사의 방향성으로 짚었다.
'세컨드파티 퍼블리싱'을 구체적 전략으로 언급한 것 또한 의미심장하다. 크래프톤은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초대 대표였던 오진호 비트크래프트 벤처스 파트너를 글로벌 퍼블리싱 책임자(CGPO)로 선임했다.
또 미국의 러커스 게임즈와 데이포나이트, 캐나다 울프 하우스 게임즈, 스페인 EF게임즈 등 여러 서구권 게임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블룸버그는 올 초 미국에서 열린 전자 제품 박람회(CES) 2025 직후, 현장에서 만난 김창한 대표와 인터뷰한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2년에 걸쳐 세계 게임계에 6억8000만달러(약 1조원)을 투자했다.
김창한 대표는 "투자 집행 과정에서 1000개 이상의 스튜디오와 접촉하고 투자를 검토해왔다"며 "올해에도 유망한 업체 위주로 최소 12곳, 총액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투자 외에도 크래프톤은 IP 강화를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독립 스튜디오 중 렐루 게임즈는 지난해 AI를 전면적으로 활용한 어드벤처 게임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 등으로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라이브 토크에선 '딥러닝'이 크래프톤의 주요 지향점으로 언급됐다.
CES 2025에서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 기반 AI 개발 지원 서비스 '엔비디아 에이스' 실제 사용 사례를 소개했다. 크래프톤에서 3월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형태로 내놓는 차기작 '인조이'에는 엔비디아 에이스 기반 AI 캐릭터 'CPC(Co Playable Character)'가 등장한다. '배그' 시리즈에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봇이 출시될 전망이다.
김창한 대표는 "배틀그라운드에 추가될 CPC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바는 없다"며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보유하지 못한 소비자들도 이러한 기능을 원활히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