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인기 게임 IP들이 연이어 실물 카드 게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미디어믹스를 통한 유저 다각화에 더해 굿즈 머천다이징까지 두마리 토끼를 노리고 '복고 전략'을 취하는 모양새다.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선 오는 11일 '쿠키런: 브레이버스 2025 윈터 챔피언 컵'이 열린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게이머 4명은 오는 2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릴 '쿠키런: 브레이버스 그랜드 챔피언 컵'에 한국의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데브시스터즈는 2023년 9월 '브레이버스' 부스터팩 판매를 개시했다. 지난해까지 총 5번의 부스터팩이 출시됐으며 오는 3월에는 부스터팩 시즌6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와 대만 지역은 물론 최근에는 태국·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5개국에서도 판매를 개시했다.
지난해 코스피에 새로이 입성한 시프트업 또한 대표작 '승리의 여신: 니케' IP를 활용한 TCG '니케 듀얼 인카운터'를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반다이 남코 또한 최근 "오는 7월 새로이 '건담 카드 게임'을 일본어와 영어, 중국어(간체) 3개 언어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브레이버스와 같은 실물 카드 게임은 이른바 '거래형 카드 게임(TCG)'라고 불린다. 이용자 간 대전이 가능한 카드 전략 게임 규칙을 정해두고 이에 맞춰 실물 카드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들끼리 자유롭게 카드를 주고받을 수 있고, 희귀한 카드는 고가에 거래되기도 해 '거래형'이란 이름이 붙었다.
TCG의 양대산맥으로 1993년 발매를 개시한 서구권의 '매직 더 개더링', 1998년 역사가 시작된 동양의 '유희왕'이 손꼽힌다. 장르의 원형이 30년 전에 완성된 '낡은 장르'다.
21세기 들어선 TCG를 온라인 전략 게임으로 이식, 확률 뽑기 비즈니스 모델(BM)을 결합한 이른바 '수집형 카드 게임(CCG)'이 유행했다.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IP를 활용한 '하스스톤'이 대표사례다.
서브컬처 게임 분야 히트작으로 꼽히는 '원신'에도 게임 내 콘텐츠로 수집형 카드 게임 '일곱 성인의 소환'을 서비스하고 있다. 원신 개발사 호요버스는 매년 '일곱 성인의 소환' 전용 대회를 진행하며 이를 e스포츠로 키우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CCG의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비교적 '낡은 장르'인 TCG가 부활한 이유로는 게임 팬들이 실물 굿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넥슨이 편의점 GS25와 협력해 자사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블루 아카이브' IP 기반 스티커를 동봉한 빵을 판매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메이플스토리 빵과 블루 아카이브 빵 모두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국내 각 지점에서 '오픈 런'을 일으켰다.
TCG는 이렇듯 스티커나 포토 카드에 관심이 있는 라이트 팬이나 수집가형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CCG와 같은 카드 전략 게임을 원하는 팬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고전 TCG를 모바일 게임으로 재구성해 제2의 흥행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 포켓몬 컴퍼니 1999년부터 판매해온 TCG '포켓몬 카드 게임'을 기반으로 지난해 9월 '포켓몬 카드 게임 포켓'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일본 현지는 물론 국내를 포함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어 출시 나흘 만에 다운로드 1000만회, 매출 12000만달러(약 175억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