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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시연기] '온라인'으로 살아난 환세취호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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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시연기] '온라인'으로 살아난 환세취호전의 추억

넥슨·슈퍼캣, 1997년작 '환세취호전' MMORPG로 재해석
원작 주인공 3인 그대로 등장…자동 전투 위주 플레이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11-15 21:59

'환세취호전 온라인'의 주인공들. 왼쪽부터 '린샹', '아타호', '스마슈'.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환세취호전 온라인'의 주인공들. 왼쪽부터 '린샹', '아타호', '스마슈'. 사진=이원용 기자

척 듣기만 해도 무술 활극을 연상시키는 미디 BGM. 주정뱅이 호랑이 아저씨와 세침데기 고양이귀 아가씨, 촐싹대는 개 검객이라는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 타격감 가득한 도트 그래픽 그래픽 연타 기술. 검은 배경화면에 박진감 넘치게 날아오는 다섯 글자 '幻世酔虎伝(환세취호전)'.

2000년 전후로 PC 게임을 즐겼던 이들이라면 이 다섯글자에서 추억을 느낄지 모른다. 1997년 일본의 컴파일이 내놓았으며 국내에선 게임 잡지 부록 CD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전 RPG 환세취호전이 27년이 흘러 한국의 지스타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부활했다.

환세취호전 온라인 시연 버전의 전투 화면을 캡처한 것.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환세취호전 온라인 시연 버전의 전투 화면을 캡처한 것. 사진=이원용 기자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슈퍼캣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를 맡았다. 도트 그래픽 MMORPG '바람의나라 연'으로 한 차례 인연을 맺었던 두 곳인 만큼 게임은 사실상 '검증된' 것이나 다름 없다.

실제 게임은 바람의나라 연과 같이 '자동 사냥' 중심의 모바일 MMORPG의 문법에 충실하다. 시연 버전에선 MMORPG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레이드 보스전도 구현됐는데, 자동전투는 물론 이른바 '장판 피하기'를 위해 수동 조작에 따른 이득도 구현됐다.

환세취호전 온라인 시연 버전에서 보스 몬스터 '데드 드래곤'을 레이드하는 모습.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환세취호전 온라인 시연 버전에서 보스 몬스터 '데드 드래곤'을 레이드하는 모습. 사진=이원용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원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다. 아타호·린샹·스마슈 3인 파티 기반 턴제 전투였던 원작을 캐릭터 교체가 가능한 MMORPG로 구현했다. 호격권과 폭전축, 선렬각, 난도질 등 각 캐릭터의 시그니처격 기술들도 충실히 구현됐다.

환세취호전 특유의 90년대식 일본 유머의 감성도 빼놓을 수 없다. 시연 버전 기준 시작부터 추억의 장소인 아타호의 동굴에서 시작하더니, 초장부터 아타호와 스마슈의 '보케(헛소리)'와 린샹의 '츳코미(핀잔 주기)'가 반복되며 끝 없는 만담이 이어진다. 백호와 페톰 등 원작의 조연들, 만두먹기와 술마시기 대회 등 주요 이벤트는 덤이다.

환세취호전 원작 팬들이라면 익숙할 '먹기 대회' 현장.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환세취호전 원작 팬들이라면 익숙할 '먹기 대회' 현장. 사진=이원용 기자

원작의 추억만으로 즐길 거리가 있는 게임이었지만 다소 아쉬운 면도 있다. 게임의 시작점의 이야기는 아타호와 린샹의 관계가 원작의 다소 씁쓸함이 남는 결말이나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마작 게임 '환세패유기'에서 볼 수 있던 무사수행을 함께 떠나는 결말, 어느 쪽과도 썩 매끄럽게 연결되진 않는다.

게임 외적인 벽을 넘나드는 '메타발언'도 환세취호전 온라인이라면 충분히 용납할 수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게임 외적인 벽을 넘나드는 '메타발언'도 환세취호전 온라인이라면 충분히 용납할 수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또 '원작 따라가기' 콘텐츠가 일종의 인스턴스 던전 내지는 임무 던전 같은 형태로 구현되다보니 본 게임과 같은 '자동 전투' 퀘스트로 이뤄졌고, 원작에 없던 장면도 다수 등장해 조금 당황스러웠다. 원작을 100% 살리는 것이 아닌 MMORPG로 각색했음을 고려하면 수긍할 수는 있는 단점들이다.

아름다운 백호 누님도 오랜만에 만나볼 수 있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아름다운 백호 누님도 오랜만에 만나볼 수 있었다. 사진=이원용 기자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원작과의 시차나 장르, 서사 등 여러 면에서 '마니악'한 점이 적지 않다. 그만큼 '다수의 대중을 만족시키는' 것은 어려울지 모르나 역으로 타깃 이용자층, 즉 '마니아층'은 확실하게 공략할 것이다. 고전 일본 RPG 특유의 정취와 옛 일본식 개그, 도트그래픽 MMORPG라는 독특한 분위기는 다른 게임으론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강점으로 작용할테니 말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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