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콘솔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국산 게임들이 성과를 거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와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등 대형 게임사의 작품들은 물론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산나비', '크로노 아크' 등 인디 게임들이 글로벌 인기를 끄는 사례도 늘고 있다.
5민랩은 대형 게임사 크래프톤의 자회사임에도 '단 5분 안에 세상을 즐겁게 할 콘텐츠를 만드는 실험의 장'이라는 모토 하에 인디 게임과 같은 실험, 도전을 이어가는 곳이다. 지난해 '장화홍련: 기억의 조각', '킬 더 크로우즈' 등 게임으로 스팀에서 글로벌 게이머들의 눈도장을 찍은 데 이어 최근 '민간군사기업(PMC) 매니저'로 다시 한 번 '겜심(心)' 공략에 나섰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는 이달 10일, 'PMC 매니저'의 데모 버전인 'PMC 매니저: 프롤로그'가 무료로 배포됐다. 게임의 도입부와 첫 미션까지 약 1시간 가량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가 포함됐다.
PMC 매니저는 명칭 그대로 이용자가 PMC의 사장이 돼 기업을 경영하고 소속 직원, 즉 '용병'들을 육성해 전투 작전에 투입하는 게임이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북아메리카 강대국이 '기밀 무기'를 탈취당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강대국의 정보부는 이를 되찾기 위해 남아메리카의 가상 국가 '코르디비아'에 주인공을 파견, 현지 PMC를 통해 범죄조직들을 조사한다는 현실적이면서도 몰입감 높은 세계관이 배경이 된다.
본 게임은 '매니지먼트 게임'의 문법에 충실하다. 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며 용병들을 훈련시키는 '경영' 단계와 실전에 투입하는 '전투' 단계로 크게 나뉘어 플레이할 수 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자동 전투형이며 각 구간마다 플레이어가 대원들의 대형을 수정하거나 수류탄 사용을 지시하는 등 간접적인 지휘만 가능하다. 캐릭터가 사망하면 다시 얻을 수 없어 소위 '억까(억지로 까임)'를 당할 우려가 있으나 매주 단위로 가능한 세이브·로드와 '모의 훈련'을 통해 이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매니지먼트 게임 자체가 역사가 깊은 만큼 이 게임 역시 기존작들과 유사점이 많이 발견된다. 간단한 그래픽과 일러스트로 구성된 UI는 2021년 출시된 국산 인디 게임 '팀파이트 매니저'의 느낌을 줬다. 팀원들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택지와 이에 따라 개인, 나아가 회사 전체의 사기가 좌우되는 점, 자동 대결형 전투 콘텐츠 등은 '풋볼 매니저(FM)' 시리즈와 닮았다.
PMC 매니저는 여기에 '현대전'이라는 키워드로 차별점을 부여한다. 일반적인 소총수 '포인트맨'과 도어 브리칭(관문 폭파) 전문가 '브리처', 방패병 '뱅가드', 의무병 '메딕', 지정사수 '샤프슈터'까지 다양한 용병을 기용, 육성할 수 있어 전략적 선택폭이 넓은 편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역할을 갖춘 용병들을 육성하며 다양한 '퍽'을 선택하는 양상, 생사가 오고가는 실전 등은 명작 전략 게임 '엑스컴' 시리즈를 방불케 했다. 이익과 손해가 모두 존재하는 선택지들이 등장해 '선택의 딜레마'를 일으키는 플레이 양상은 폴란드 11비트 스튜디오의 '디스 워 오브 마인', '프로스트펑크' 시리즈를 떠올리게 했다.
고용 시점에 볼 수 있는 용병들의 다양한 '특성' 또한 몰입감을 높였다. 무작위로 선택된 특성 조합임에도 '몰락한 영웅'과 '범죄 경력' 특성을 가진 용병이 나타나 "어쩌다가 이런 PMC에 오게됐을까"라는 상상을 자연스럽게 불러 일으키게 한다. 회사의 급료나 은퇴 후의 미래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는 용병들의 대화와 플레이버 텍스트도 잔잔한 재미를 가져다줬다.
데모 버전의 플레이 타임이 1시간에 불과하다보니 아쉬움이 들었다. '기밀 무기를 되찾는다'라는 분명한 목표가 존재하는 세계관인 만큼 본편 역시도 엔딩이 존재하는 게임이 될 것으로 짐작되는데, 매니지먼트 게임 특유의 '리플레이성'을 위해 무한 모드 혹은 그에 준하는 모드가 정식 버전에 포함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민간군사기업 매니저는 오는 2025년 1분기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데모 버전 기준으로 한국어와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총 13개 언어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