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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처 3는 어떻게 '콘솔 불모지' 한국을 뚫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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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처 3는 어떻게 '콘솔 불모지' 한국을 뚫었나

폴란드의 CDPR, 위처 3 100만장 판매 감사 영상 공개
'명품 현지화' 대표 주자…'한국계 캐릭터'도 선보여
"한국 현지 자료 포괄적으로 수집…개발에 적극 활용"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11-15 21:53

CDPR의 영상 '안녕 RED! — Let's talk about Korea!' 갈무리. 왼쪽부터 필립 웨버 CDPR 내러티브 디렉터, 프셰므스와브 크롬피에츠 방송인과 콜린 월더 CDPR 매니지먼트·오디오·엔지니어링 디렉터. 사진=CDPR이미지 확대보기
CDPR의 영상 '안녕 RED! — Let's talk about Korea!' 갈무리. 왼쪽부터 필립 웨버 CDPR 내러티브 디렉터, 프셰므스와브 크롬피에츠 방송인과 콜린 월더 CDPR 매니지먼트·오디오·엔지니어링 디렉터. 사진=CDPR

폴란드, 나아가 유럽을 대표하는 AAA급 게임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이하 위쳐 3)'가 국내에서만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개발사 CD프로젝트 레드(CDPR)는 한국 현지화를 통한 맞춤 시장 공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위쳐 3 개발사 CD프로젝트 레드(CDPR)은 최근 공식 유튜브에 '안녕 RED! — Let's talk about Korea!'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약 21분 길이의 이 영상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게임 방송인이 폴란드 CDPR 본사를 방문, CDPR이 한국 현지화 콘텐츠를 준비했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국의 음식과 문화 등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CDPR 측은 이 영상을 통해 '위쳐 3' 한국어 더빙 음성을 추가한 과정과 게임 '사이버펑크 2077'에 등장한 한국계 캐릭터 '송소미', 한국적인 지역 '서초전자' 등의 개발 비화를 소개했다. 영상 말미에는 '위쳐 3' 한국 판매량 100만장 돌파를 기념해 주인공 '리비아의 게롤트'가 한국의 전통 복색 '두정갑'을 입은 모습을 담은 특별 일러스트도 공개했다.

패키지 게임 100만장 판매는 콘솔 게임의 불모지로 꼽히는 국내에선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과다. 국산 패키지 게임 중 100만장 판매를 돌파한 게임은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나 네오위즈 'P의 거짓',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등 손에 꼽는다. 그나마 이들은 모두 '글로벌 판매량' 기준으로 100만장을 돌파한 사례다.

위쳐 시리즈의 주인공 '리비아의 게롤트'가 한국의 두정갑을 압고 있는 모습. 사진=CDPR이미지 확대보기
위쳐 시리즈의 주인공 '리비아의 게롤트'가 한국의 두정갑을 압고 있는 모습. 사진=CDPR

위쳐 3는 당대 최고의 그래픽으로 구현된 3D 오픈월드, 다양한 괴물을 상대하며 느낄 수 있는 액션성, 선택의 딜레마와 부성애를 부각한 짜임새 있는 서사 등을 두루 갖춘 명작 게임으로 평가 받는다. 2015년 미국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와 더 게임 어워드(TGA), 영국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GJA) 등 세계 주요 게임 시상식에서 올해의 게임(GOTY)를 수상했다.

CDPR은 서구권 게임사 중에서도 유달리 한국 시장에 '진심'인 게임사로 유명하다. 앞서 언급한 '사이버펑크 2077'을 2020년 출시할 때 한글날인 10월 9일에 맞춰 한국어 음성 더빙 추가 사실을 공개했다. 실제 출시 후에도 매끄러운 번역과 명확한 발음 등 현지화의 모범 사례라는 평을 들었다.

위쳐 3 공식 한국어 음성의 경우 출시 후 8년이 흐른 지난해 12월 정식 추가돼 국내 게이머들을 놀라게 했다. 출시 8년이 흐른 후에 이와 같은 '사후 지원'이 이뤄진 사례는 패키지 게임은 물론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도 드물기 때문이다.

한 로스너 CDPR 비즈니스 개발 이사(VP)는 "우리는 게이머들과 현지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을 중시한다"며 "특히 한국은 열정적이고 활기 넘치는 게임 커뮤니티가 있는 곳인 만큼 응당 현지화 팀이 꾸려야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이버펑크 2077'의 한국계 캐릭터 송소미. 사진=CDPR이미지 확대보기
'사이버펑크 2077'의 한국계 캐릭터 송소미. 사진=CDPR

미코와이 슈베트 현지화 디렉터는 "한국어 현지화 버전에 대한 QA(품질 검증)을 하고 싶었지만, 초창기에는 폴란드에서 적합한 한국인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여러 다리의 인맥을 거쳐 오페라를 공부하기 위해 유럽을 찾은 한국인을 소개 받았고, 그와 1, 2개월에 걸쳐 작업을 진행했다"며 당시를 술회했다.

현재 CDPR은 한국 지역 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오승택 CDPR 한국 지역 매니저는 "한국의 거리, 간판, 연예인, 드라마, 영화, 인터넷 밈까지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해 레퍼런스로 전달하고 있다"며 "수차례의 회의를 거쳐 게임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탐색해나가며 사이버펑크 2077의 '송소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CDPR은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에 콘퍼런스 연사를 파견해 국내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CDPR에서 13년 도안 근무해온 캐롤리나 니에베그워브스카 이용자 경험·안전 팀 어소시에이트 디렉터가 '재도약의 여정 - 사이버펑크 2077 개선을 위한 CD 프로젝트 레드의 기술 지원 데이터와 인사이트 활용 방법'이란 주제로 가연할 예정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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