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을 넘어 온라인 게임 분야로 확장을 노리던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가 '숨 고르기'에 나섰다. 기대작의 대실패에 주요 자회사 구조 조정 등 전략을 수정하는 모양새다.
게임 전문 외신 이매진 게임 네트웍스(IGN)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토토키 히로키 소니IE 회장은 성명을 통해 "당사는 당초 계획했던 12개 라이브 서비스 게임 타이틀 중 회계연도 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까지 6개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다른 6개 타이틀의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토토키 회장은 당초 소니 본사 최고 재무 책임자(CFO)였던 시절 라이브 서비스 게임, 즉 온라인 게임 강화를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올 4월 회장 취임 전에 내놓은 계획에 비해 실제 출시 타이틀 수를 절반으로 줄인 셈이다.
소니IE의 이러한 행보는 기존의 플레이스테이션(PS)으로 대표되는 콘솔 게임 시장과 달리 새로운 시장에 도전함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 기저에는 올 9월, 출시 2주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던 신작 온라인 슈팅 게임 '콘코드'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콘코드는 올 6월 취임한 허먼 헐스트 소니IE 공동 대표가 '스타워즈와 같은 미래 IP'로 점찍고 적극 추진한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이 게임에는 최소 3억달러(약 4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 697명에 그치는 등 '메가톤급' 실패를 거뒀다는 평을 받았다.
소니IE는 콘코드 서비스 종료 후 자회사 번지의 크리에이티브 팀을 본사로 흡수하는 형태로 구조 조정했다. 브리짓 오닐 전 번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시니어 디렉터는 링크드인을 통해 지난 22일 "번지 내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가 PS 스튜디오에 합류, 향후 PS에서 지원하는 모든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관한 업무를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번지는 소니IE가 2022년 2월 36억달러(약 4조9600억원)에 인수한 미국 게임사다. 과거 PS의 라이벌 엑스박스(Xbox)의 슈팅 게임 '헤일로' 시리즈를 개발했던 업체이며 해외 인기 온라인 루트 슈터 게임 '데스티니' 시리즈를 개발,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차기작 또한 준비하고 있다. 번지는 내년 출시 목표로 '마라톤'이란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1990년대에 출시됐던 슈팅 게임 '마라톤'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장르는 1인칭(FPS) 익스트랙션 슈팅 게임이다.
자체 개발작 외에도 한국의 엔씨소프트(NC)와 협력해 '호라이즌' IP 기반 MMORPG, 가칭 '랜드 오브 샐베이션(구원의 땅)'을 개발 중이라는 설도 있다. 소니IE는 지난해 11월 NC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 9월부터 10월까지는 NC의 게임 플랫폼 '퍼플'에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 소니IE 자체 개발작 4종이 입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