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안경이 침체된 VR 시장을 살릴 게임 체인저로 주목 받고 있다. 머리 탑재형 디스플레이(HMD)의 약점인 고중량을 극복할 대안으로 구글, 메타 등 빅테크들이 연달아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게임 전문지 폴리곤은 엑스리얼이 최근 출시한 AR 안경 제품 '엑스리얼 원'을 스팀 덱과 연결, 게임을 플레이한 경험을 토대로 "고가의 AR 스마트 안경, 1류급 재미를 선사하다"란 제목의 리뷰 기사를 게재했다.
폴리곤 측은 이를 통해 '데스 스트랜딩'과 '사이버펑크 2077'등 고품질 그래픽 AAA급 게임을 성공적으로 구동했다. 이와 더불어 "원하는 곳을 보며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스팀 덱의 작은 화면을 보기 위해 허리 굽힐 필요도 없다"며 "장거리 이동 중 큰 화면에서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에게 환상적인 제품"이라고 호평했다.
게임업계에서도 AR 안경을 기대하고 있다. '포켓몬 고' 등 위치 기반 AR 게임을 개발해온 나이언틱의 존 행키 대표는 올해 국내 기자회견에서 "AR 안경은 헤드셋은 물론 스마트폰보다도 가볍고 간단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게 해줄 것"이라며 "AR 안경의 상용화가 가까이 왔으며 휴대용 하드웨어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 업체 애널리스틱 인사이트는 "AR 안경은 실제 활동을 하며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하드웨어인 만큼 온·오프라인 동시 경험, 운동과의 결합 등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가격 완화, 개발 생태계 활성화 등의 장벽만 넘을 수 있다면 게임 산업 전체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현존 AR 안경의 주요 한계점으로 앞서 언급한 높은 가격, 개발 생태계 부진 외에도 무선 기능 부재가 손꼽힌다. 앞서 언급한 엑스리얼 제품은 스마트폰이나 별도의 프로세서 제품과 USB 코드로 연결해야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톰스가이드는 엑스리얼 원 제품을 리뷰하며 "공간 컴퓨팅 분야의 게임 체인저가 나타났다"고 호평하면서도 "VR HMD 수준으로 기능이 발전하기까지는 몇 해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자지적했다.
VR HMD 업계의 1인자로 꼽히는 메타는 올 9월 자체 행사 '커넥트 2024'에서 AR 안경 '오라이언' 시제품을 공개했다. 엑스리얼 원(84g) 대비 다소 무거운 약 98g의 무게에 별도의 프로세서 '퍽'을 함께 이용해야 하나, 무선 콘텐츠 이용 기능을 탑재해 기존 AR 안경의 약점을 보완했다.
오라이언 시제품을 이용한 외신 기자들은 프리뷰 기사를 통해 "저커버그 3.0", "진정한 뉴럴의 미래", "1만달러를 내도 부족하지 않다"며 극찬했다.
메타 외에도 다양한 업체들이 AR 안경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확장현실 브랜드 '안드로이드XR'를 선보였다. VR HMD '프로젝트 무한(가칭)'과 더불어 스마트 안경 역시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3D 게임 개발 엔진 기업 유니티와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바이두는 지난달 중순 무게 45g 수준의 가벼운 AR 안경 '샤오두 AI 글라스'를 공개했으며 내년 상반기 해당 제품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샤오미 역시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차세대 스마트 안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