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게임사 설립 선언…"거대 기업에 종속된 게임계 정상화"

일론 머스크가 게임 생태계를 비판하며 AI 기술을 활용하는 게임 개발사를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업계 화두인 AI 게임 개발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시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스로를 알리려는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일 뿐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최근 머스크는 X(트위터)를 통해 네티즌들과 대화하던 중 "거대 기업이 소유한 게임 개발사가 너무 많다"며 "xAI를 통해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해 게임계를 다시 위대하게(make games great again) 만들겠다"고 발언했다.

일론 머스크는 어린 시절 게임을 직접 만들어봤으며 성인이 된 후에도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발언해 온 '게임 덕후'다. '오버워치'와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문명', '카운터 스트라이크', '매스 이펙트', '바이오쇼크', '엘든 링' 등 수많은 게임을 플레이한 '인증 샷'을 SNS에 올려왔다. 더 게임 어워드(TGA), 블리즈컨 등 행사에도 직접 방문했다.

머스크가 언급한 xAI는 2023년 창립된 신생 AI 서비스 개발 기업이다. 머스크를 중심으로 구글 딥마인드와 오픈AI, 바이두 등 세계 각국 빅테크들의 AI 인재들이 창업에 함께한 곳이다. 현재 대화형 AI 챗봇 '그록(Grok)' 시리즈를 개발, 운영하고 있다.

챗GPT가 2022년 11월 등장하고 생성형 AI가 세계적 화두가 된 가운데 게임업계에서도 개발에 AI를 활용하는 방안들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개발 과정의 단순 작업은 물론 이미지, 음성, 영상, 개발 코드 작성까지 다방면으로 생성형 AI의 적용 가능성이 시도되는 추세다.

생성형 AI를 전면 활용한 콘텐츠들이 유명세를 얻는 경우도 있다. 크래프톤 자회사 렐루게임즈는 올해 AI 챗봇을 심문하는 추리 어드벤처 '언커버 더 스모킹 건', AI TTS 기술을 활용한 어드벤처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 루루핑)' 등을 선보여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선 이러한 도전 정신을 인정해 렐루 게임즈에 스타트업상과 굿 게임상을 시상했다. 지스타 2024 현장에 열린 '루루핑' 야외 부스에는 국내 방문객들은 물론 해외 바이어들도 "눈에 띄자마자 재미있었던 인상 깊은 게임"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머스크의 이번 발언을 두고 '진심으로 게임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보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매일 X를 통해 수십개의 발언과 게시물을 쏟아내고 있는 머스크가 게임업계에 대해 '단편적인 잡담'을 늘어놨을 뿐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신생 개발사인 xAI를 홍보하려는 의도를 담은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 외신 더 게이머는 "머스크의 발언 내용은 그의 친 게임 성향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나, 그가 진지하게 게임을 개발할 계획을 실행하고 있느냐 여부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현재로선 마크 저커버그 메타 대표와의 격투기 시합 예고 만큼 무의미해 보인다"고 평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거대 기업이 소유한 게임사들이 문제라는 취지인듯 한데 정작 머스크 본인이야말로 가장 잘 나가는 '거대 자본가' 아니냐"며 "xAI에서 게임 개발에 대한 구체적 개발이 나오기 전까진 신뢰하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